나만 아는 상담소 - 헤더

연인 사이 ‘프라이버시’와 ‘공유’, 핸드폰 보여줘야 할까?

연인 사이 '프라이버시'와 '공유', 핸드폰 보여줘야 할까?

연인 사이 ‘프라이버시’와 ‘공유’, 핸드폰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까? 뒤집힌 검은 기기 틈으로 알림이 울리며 빛이 쏟아지자, 눈동자가 재빨리 그곳으로 향한다. 타인의 사적 영역을 낱낱이 들여다보려는 욕망은 불투명한 유리병에 붙은 라벨을 억지로 뜯어내는 행위와 겹친다. 내용물을 확인하려 무리하게 종이를 벗겨낸 자리에는 끈끈한 접착제 잔여물이 남는다. 쉽게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찝찝한 불신의 흔적이 관계의 겉면에 눌어붙는다. 프라이버시를 […]

연애를 ‘프레임’으로 이해하면 관계가 망가진다.

연애를 '프레임'으로 이해하면 관계가 망가진다.

스마트폰 화면 속 유튜버가 열변을 토한다. “연애는 프레임 싸움입니다. 먼저 연락하고, 서운함을 드러내고, 매달리면 프레임이 깎이는 겁니다.” 재회 상담 업체뿐만 아니라 요즘 연애 콘텐츠 시장을 점령한 핵심 키워드다. 이들은 상대방보다 덜 사랑하는 척하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여유를 보여야만 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가르친다. 무심함은 매력으로, 솔직함은 호구 잡히는 지름길로 둔갑한다. 이 기형적인 조언에 […]

“이별 후 성장해서 돌아가라”의 함정 — 누구를 위한 성장인가

"이별 후 성장 해서 돌아가라"의 함정 — 누구를 위한 성장인가

땀에 젖은 운동복 차림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켠다. 화면 속 내 모습을 꼼꼼히 확인하고 그럴싸한 필터를 입힌다. “오늘도 나를 이겨냈다”는 식의 작위적인 문구를 덧붙여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다. 재회 상담 업체에서 입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이른바 ‘자기계발 지침’을 수행하는 중이다. 그들은 이별 후 매달리며 우는 대신, 운동을 하고 책을 읽으며 완벽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주문한다. 당신이 이렇게 멋지게 […]

쿨한 척의 대가 — 감정 노동과 자기소외

쿨한 척의 대가 — 감정 노동(Emotional Labor)과 자기소외(Self-Alienation)

쿨한 척의 대가 — 감정 노동(Emotional Labor)과 자기소외(Self-Alienation)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든다. 세면대 위에 놓인 스마트폰에는 방금 전송한 문자가 떠 있다. “그래, 네 선택 존중할게. 나도 내 생활에 집중하려고. 그동안 고마웠어.” 속으로는 제발 내게로 돌아오라고 오열하고 있으면서, 텍스트로는 세상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미련 없는 사람인 척 연기한다. 재회 업체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강조하는 이른바 […]

관계에서 ‘이기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 Gottman의 네 기수 이론

관계에서 '이기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 Gottman의 네 기수 이론

관계에서 ‘이기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 카트먼의 의 네 기수 이론 마지막으로 다투던 날의 날 선 말들이 화면에 가득하다. 내가 더 많이 사과해서 졌고, 상대방이 기선을 제압해서 이겼다는 자괴감이 든다. 재회 상담 업체는 당신이 그 싸움에서 주도권을 빼앗겨 ‘프레임’이 낮아졌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그들이 알려주는 기술을 통해 상대의 기를 꺾고 다시 관계의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고 […]

프사 바꿔서 전 연인 마음을 돌린다? – SNS 전략의 심리학적 허구

프사 바꿔서 전 연인 마음을 돌린다? - SNS 전략의 심리학적 허구

프사 바꿔서 전 연인 마음을 돌린다? — SNS 전략의 심리학적 허구 스마트폰 사진첩을 수십 번 넘기며 스크롤을 오르내린다. 목적은 단 하나다. 헤어진 전 연인이 보게 될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고르는 것. 너무 꾸민 티가 나면 안 된다. 아주 자연스러우면서도 행복해 보이고, 전보다 살짝 더 생기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재회 상담 업체에서 일러준 이른바 ‘SNS 지침’을 […]

공백기(No Contact) 는 재회 전략이 아닙니다.

공백기(No Contact) 는 재회 전략이 아닙니다.

공백기(No Contact)는 재회 전략이 아니다. No Contact Rule의 원래 의미와 왜곡의 역사 탁상달력 위로 붉은색 펜이 사선을 긋는다. 이별한 지 어느덧 21일째. 재회 상담 업체가 지시한 한 달간의 ‘공백기’를 채우려면 아직 9일이 더 남았다. 상대의 SNS를 훔쳐보고 싶은 충동, 술김에 전화를 걸고 싶은 마음을 허벅지를 찌르며 참아낸다. 업체는 이 기간 동안 상대방의 부정적인 기억이 휘발되고, […]

‘고프저신’, ‘저프고신’ — 조합어가 만드는 가짜 정밀함의 환상

'고프저신', '저프고신' 가짜 심리학의 환상

‘고프저신’, ‘저프고신’ 가짜 심리학의 환상 노트북 화면 옆에 출력해 둔 상담 결과지를 펼쳐본다. 빼곡한 글씨 사이로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쳐둔 낯선 단어가 눈에 띈다. ‘고프저신(고프레임 저신뢰감)’. 상담사는 내 연애가 실패한 이유를 이 네 글자로 명쾌하게 진단했다. 매력과 주도권은 높았지만, 상대에게 안도감을 주는 신뢰가 부족해서 관계가 부러졌다는 뜻이라고 했다. 반대 상황인 ‘저프고신(저프레임 고신뢰감)’이나 ‘저프저신’ 같은 조합어들도 […]

“프레임을 올려라”, 이 조언이 당신을 조종자로 만드는 과정

프레임을 올려라

주말 오후, 붐비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구석 자리. 식어버린 아메리카노 옆에 놓인 스마트폰 화면이 반짝인다. 헤어진 연인에게서 온 짧은 안부 메시지다. 당장이라도 보고 싶었다고, 나도 힘들었다고 답장하고 싶은 충동이 목끝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애써 화면을 엎어두고 시계를 본다. 재회 업체의 칼럼에서 배운 대로 정확히 4시간을 기다렸다가 무미건조한 단답형 답장을 보낼 참이다. 상담사는 나의 ‘프레임’이 너무 낮아서 이별을 […]

40만 원짜리 문자 한 통, 재회상담의 가격 구조 해부

40만 원짜리 문자 한 통 —재회상담의 가격 구조 해부

40만 원짜리 문자 한 통, 재회상담의 가격 구조 해부 새벽 두 시. 불 꺼진 방에서 스마트폰 화면의 푸른빛만 얼굴을 비춘다. 메모장에는 꽤 긴 호흡의 장문이 복사되어 있다. “너의 그 회피하는 성향과 한계점을 이제야 온전히 이해하게 됐어. 나 역시 내 감정에 치우쳐서 널 여유롭게 품어주지 못했던 것 같아.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길 진심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