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나다움 잃지 않기

오랜 시간 특정 색의 바위 위에 머물던 카멜레온이 있다. 그는 바위의 색과 완벽하게 동화되어, 스스로를 바위의 일부라 믿게 되었다. 어느 날 바위가 사라지자(이별), 그는 패닉에 빠진다.

자신의 본래 색이 무엇이었는지, 다른 색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채, 그는 사라진 바위와 똑같은 색의 배경만을 필사적으로 찾아 헤맨다.

이별 후 재회를 갈망하는 우리의 모습은, 종종 이 슬픈 카멜레온의 우화와 겹쳐 보인다.

재회라는 목표에 과도하게 몰두하다 보면, 우리는 관계를 되찾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스스로 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그것은 바로 ‘나다움’이다.

상대방이 원할 것이라 추측하는 이상적인 모습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 우리는 자신의 고유한 색과 결을 지워나간다. 하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얻어낸 재회가, 과연 진정한 성공일 수 있을까?

오늘 우리는 재회라는 과정 속에서 ‘나다움’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그리고 그것을 잃지 않는 것이 왜 재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라진 주어: 재회라는 문장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삭제되는가

재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종종 ‘나’라는 주어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문장의 모든 동사는 상대방의 기분과 반응에 맞춰지고, 나는 그의 세상에 맞춰 움직이는 수동적인 목적어가 되어간다.

첫째, 상대방의 욕망을 내 욕망으로 착각하는 ‘투사(Projection)’가 일어난다. “그는 아마 이런 스타일을 좋아할 거야”, “그는 내가 이렇게 행동하길 바랄 거야.”

우리는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도 않은 채, 그의 욕망을 상상하고 그것을 자신의 행동 지침으로 삼는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은 사라지고, ‘그가 무엇을 원할까’라는 질문만이 남아 나의 모든 선택을 지배한다. 나의 취향은 그의 취향이 되고, 나의 목표는 그의 인정을 받는 것이 된다.

둘째, 연애를 ‘정답’이 있는 시험 문제처럼 대하게 된다. 이별의 원인을 분석하고 재회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마치 수능 문제를 풀 듯 ‘정답’을 찾으려 애쓴다.

연락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 그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완벽한 문장, 다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최적의 스타일링. 이 모든 것은 관계를 유기적인 생명체가 아닌, 공략집이 존재하는 게임처럼 대하는 태도다.

‘정답’을 맞히려는 강박 속에서, 나의 솔직한 감정과 즉흥적인 매력, 즉 ‘나다움’은 오답으로 취급되어 버려진다.

셋째, ‘매력’의 본질을 오해한다. 많은 이들이 재회를 위해 자신의 단점을 없애는 데 집중한다. 날카로운 말투를 고치고, 예민한 성격을 숨기며, 독특한 취향을 버린다.

하지만 모든 모서리를 갈아내어 만든 매끈한 조약돌이 과연 매력적일까? 때로는 예측 불가능한 날카로움, 타인과 다른 독특한 결, 서투르지만 솔직한 모습이 한 사람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 된다.

단점을 없애는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가장 큰 장점까지 함께 도려내고 만다.

‘나다움’의 재건축: 고유의 색을 되찾는 과정

그렇다면 이 삭제되었던 주어, ‘나’를 어떻게 다시 문장의 맨 앞에 세울 수 있을까? ‘나다움’을 되찾는 것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훈련의 과정이다.

우선, 나의 ‘비합리성’과 ‘모순’을 끌어안아야 한다. 인간은 본래 모순적인 존재다. 그를 미워하면서 동시에 그리워할 수 있고, 이별이 잘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눈물 흘릴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을 억지로 하나의 방향으로 정리하려 애쓰지 마라. 당신 안의 혼란과 모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완벽하지 않은 ‘진짜 나’를 받아들이는 첫걸음이다.

다음으로,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회복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맞추던 습관은, 당신의 경계선을 허물어뜨렸다. 이제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싫다’고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친구의 부당한 부탁에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고, 원치 않는 회식 자리는 빠져보는 것이다. 이 작은 저항들은 무너졌던 당신의 경계선을 다시 세우고, 당신이 존중받아야 할 독립적인 존재임을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재회의 프레임을 ‘선택받는 입장’에서 ‘선택하는 입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재회는 당신이 상대방에게 다시 한번 받아들여지는 오디션이 아니다.

당신 역시, 이별을 통해 성장한 새로운 시선으로 상대방과 당신의 관계를 다시 평가하고, 이 재회가 과연 ‘나의 남은 생’에 이로운 선택인지 판단할 권리가 있다.

당신이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임을 깨달을 때, 당신은 비로소 관계의 주도권을 되찾게 된다.

재회를 위해 ‘나다움’을 버리는 것은,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마녀에게 넘겨준 인어의 거래와 같습니다.

두 다리(상대방이 원하는 모습)를 얻었을지는 몰라도, 가장 핵심적인 자신의 아름다움, 즉 영혼이 담긴 목소리(나다움)를 잃어버렸습니다.

왕자는 인어의 우아한 몸짓에 잠시 감탄할지는 몰라도, 그 침묵 속에서 그녀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고 깊은 사랑에 빠질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온전한 그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는 법은 마녀의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깊은 바닷속, 자신의 근원으로 돌아가야만 찾을 수 있는 해답입니다.

때로는 그 깊고 어두운 바다(자신의 내면)로 함께 잠수하여, 잃어버린 목소리의 파편을 찾아주고, 다시 노래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새로운 목소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 안에 원래부터 존재했던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되찾도록 도울 뿐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헤어진 연인이 당신에게 다시 반하게 되는 순간은, 당신이 더 이상 그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어진 바로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당신 스스로의 빛으로 온전해지는 순간 말이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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