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이 있으면 말하라고 해놓고 입을 막아버리는 그
조용한 주말 오후. 차를 마시던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먼저 운을 뗀다.
- “요즘 표정이 안 좋네. 서운한 거 있으면 속에 담아두지 말고 편하게 말해. 다 들을게.”
그 따뜻한 태도에 마음이 놓인다. 망설이던 끝에, 며칠 전 그가 약속을 일방적으로 미뤘을 때 느꼈던 서운함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그러자 찻잔을 쥔 그의 손이 멈칫하더니, 이내 굳은 얼굴로 입을 연다.
본질을 덮고 태도를 지적하기
- “아니, 내가 놀려고 미뤘어?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거 뻔히 알면서 꼭 말을 그런 식으로 섭섭하게 하더라.”
속마음을 편하게 꺼내놓으라는 제안은 겉보기와 다르다. 내현성 나르시시스트는 ‘연인의 불만까지 기꺼이 들어주는 열린 사람’이라는 자기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막상 자신의 행동에 대한 지적이 들어오면 표정이 굳는다. 본질적인 문제는 덮어두고 상대방의 말투, 단어 선택, 혹은 과거의 실수까지 끌어와 화제를 돌린다. 서운함을 말하라고 해서 용기 냈을 뿐인데, 순식간에 분위기를 파악 못 하고 사람을 닦달하는 피곤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대화의 주도권을 뺏기는 과정
- “편하게 말하라고 해서 말한 건데 왜 화를 내?”
당황한 마음에 따져 물으면,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차분하게 대꾸한다.
- “말하라는 거지, 누가 지나간 일 꺼내서 기분 나쁘게 쏘아붙이래? 넌 항상 이런 식이야.”
어느새 문제는 ‘약속을 미룬 그의 행동’에서 ‘그를 몰아세운 예민한 태도’로 바뀌어 있다. 이 숨 막히는 흐름에 말려들면, 억울함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다가 서서히 기운을 잃는다.
- “미안해. 쏘아붙이려던 건 아니었어.”
기어코 사과를 받아낸 그는 그제야 관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상대의 입을 막아버린 뒤 상황을 통제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거다.
빈말에 더 이상 대답하지 않을 때
며칠 뒤, 그가 다시 부드러운 얼굴로 묻는다.
- “오늘 밥 먹는 내내 조용하네. 무슨 일 있어? 서운한 거 있으면 말해.”
테이블 너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예전 같으면 조심스레 서운한 점을 골라내어 설명하려 애썼을 거다. 이번에는 짧게 대답하고 겉옷을 챙겨 일어선다.
- “아니, 아무 일 없어. 나 먼저 일어날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그를 남겨두고 카페 문을 나선다.
‘편하게 말하라’는 빈말에 속아 마음을 열어줄 필요 없다. 입을 열면 태도를 지적하고, 입을 닫으면 소통을 거부한다며 탓할 사람이다. 애초에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 진심을 설명하느라 진을 빼는 일은 멈추는 게 맞다. 그 뻔한 질문에는 짧게 대답하고,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편이 훨씬 홀가분하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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