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유독 그 사람 앞에서 죄인이 될까
평범한 주말 저녁. 약속 시간보다 십 분 늦게 식당에 도착했다. 급한 업무 전화 탓에 발을 동동 구르며 뛰어갔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숨을 헐떡이며 들어서자 그가 빈 물잔만 만지작거리며 창밖을 보고 있다. 미안하다며 서둘러 맞은편에 앉는데, 표정이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다. 불같이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게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배신을 당한 사람처럼 어깨가 처져 있다. 십 […]
K 장녀, 맏딸이 짊어진 과도한 책임
K 장녀, 그녀들의 눈물: 맏딸이 짊어진 과도한 책임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두 번째 엄마라는 직책 한국 사회에서 맏딸로 태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형제자매 중 첫 번째로 세상에 나왔다는 생물학적 순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가족이라는 거대한 조직 안에서 두 번째 엄마이자 든든한 기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강제로 부여받는 일과 같다. 어릴 적부터 당신의 이름 앞에는 […]
효녀 콤플렉스: 한국 딸들이 벗어나기 힘든 함정
“효녀 콤플렉스: 한국 딸들이 벗어나기 힘든 함정” 명절이나 가족 행사가 다가오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소화가 안 되는 여성들이 많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보다는, 이번에는 또 어떤 감정 노동을 감당해야 할지 몰라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다.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자란 착한 딸, 이른바 효녀 콤플렉스를 앓고 있는 이들은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워가며 살아간다. 이들은 […]
나이 든 나르시시스트 부모 대처법: 싸우지 않고 단호해지는 기술
무너져가는 왕국의 폭군을 대하는 법 노쇠함마저 무기로 삼는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서늘하고 우아한 거리두기 이빨 빠진 호랑이는 더 크게 짖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액정에 뜬 ‘엄마’ 혹은 ‘아빠’라는 두 글자를 보는 순간, 당신의 미간은 자동적으로 찌푸려지고 가슴 한구석에는 돌덩이가 얹힌 듯한 답답함이 밀려온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예전처럼 힘차지 않다. 갈라지고, 떨리고, 약해져 있다. 하지만 그 […]
한계선 다시 긋기, 건강한 관계를 위한 시작
당신의 ‘아니’는, 당신의 것이 아니었다 무너진 한계선을 다시 세우는 일에 대하여 ‘아니’라는 말을 할 때,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드나요? 아마 심장이 쿵, 하고 아랫배까지 내려앉는 기분일 겁니다. 목구멍이 뜨끔거리며 조여오고, 이 말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상대방이 나를 끔찍하게 미워할 것이라는, 혹은 이 관계가 끝장날 것이라는 원초적인 공포가 밀려오겠죠. 그것은 그와의 관계에서 당신이 가장 두려워했던 […]
“네 잘못이 아니야” 그 말을 당신이 믿어야만 하는 이유
“네 잘못이 아니야” 그 지겨운 위로의 말을, 당신이 끝내 믿어야 하는 이유 당신은 그 말을 지겹도록 들었을 겁니다. 친구에게서, 심리상담사에게서, 혹은 스스로 주문을 외우듯이 말이죠. “내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그 말, 참 공허하게 들리지 않던가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는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는 그 말. 왜냐하면 당신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당신을 향한 날카로운 속삭임이 그치지 […]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리는 순간, 반응적 학대(Reactive Abuse)
반응적 학대.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리는 순간… 어느 순간, 끈이 끊어졌다. 그것은 아마도 사소한 비아냥거림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혹은, 당신의 기억을 또다시 멋대로 재단하는 그의 태연한 거짓말이었을 수도 있다. 당신은 지난 수개월, 혹은 수년간 그 모든 것을 견뎌왔다. 이를 악물고, 입술을 깨물며, 당신의 내면에서 부서지는 소리를 애써 외면해왔다. 하지만 그날, 그 순간, 당신 안의 무언가가 마침내 무너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