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해서 그렇다는 변명

나를 사랑해서 그렇다는 변명 주말 오후,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약속을 앞둔 참이다. 현관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데, 뒤에서 팔짱을 낀 그가 혀를 찬다. 다정한 목소리인데 가슴이 턱 막힌다. 나를 아낀다며 건네는 그 말에 떠밀려, 결국 옷장에 걸려 있던 헐렁한 바지로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통제와 간섭에 씌운 예쁜 포장지 내현성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간섭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
“술 취해 기억 안 난다”는 변명, 심신미약 아닌 ‘본성 표출’이다
술 취해 기억 안 난다. 이건 분노 표출이다. 술 냄새와 고성이 오가던 밤이 지나고, 숙취와 함께 아침이 밝는다. 엉망이 된 방 안, 멍든 팔목을 보며 따져 묻는 당신에게 그는 머리를 감싸 쥐며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마치 자기 몸에 다른 인격이 잠시 들어왔다 나간 것처럼 말한다. 술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저 비겁한 변명. […]
때리고 나서 안아주는 행위, 사랑이 아닌 ‘공포에 의한 조련’이다
때리고 나서 안아주는 행위, 사랑이 아닌 ‘공포에 의한 조련’이다 뺨을 스치고 지나간 뜨거운 통증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공포에 질려 떨고 있는 당신을, 방금 폭력을 휘두른 그가 갑자기 와락 끌어안는다. “미안해, 내가 잠깐 돌았나 봐. 네가 다치는 게 싫어서 그랬어.” 방금 전까지 악마 같던 사람이 순식간에 구원자로 돌변하는 순간이다. 지옥 같은 공포가 그의 포옹 한 번에 […]
때리고 나서 우는 남자친구, 그 눈물이 ‘쇼’인 이유
때리고 나서 우는 남자친구, 그 눈물이 ‘쇼’인 이유 한바탕 난리가 끝난 거실에는 무거운 정적만 감돈다. 깨진 물건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당신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구석에 웅크려 있다. 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상황이 기이하게 변해있다. 방금 전까지 악을 쓰며 당신을 위협하던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으로 당신 발목을 잡고 있다. “내가 미쳤었나 봐, 제발 한 번만 […]
벽을 치는 주먹이 내 얼굴로 향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벽을 치는 주먹이 당신의 얼굴로 향한느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머지 않았다. 격한 말다툼 끝에 정적이 흐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들린다. “쿵!” 그의 주먹이 당신의 머리 바로 옆 벽을 강타했다. 하얀 벽지에는 움푹 패인 자국이 생겼고, 그의 손등에서는 붉은 피가 배어 나온다. 놀란 당신이 얼어붙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
농담이라는 핑계, 외모를 비하하며 깎아내리는 ‘후려치기’의 심리학
농담이라는 핑계, 농담이란 말로 자존감을 깎는 말들 오랜만에 공들여 화장을 하고 나온 당신에게 그가 툭 던지듯 말한다. “오늘 화장이 좀 떴네? 가부키 화장인 줄 알았다.” 당신의 표정이 굳어지자 그는 황급히 덧붙인다. “아, 농담이야 농담. 장난인데 왜 정색을 하고 그래?” 분위기를 망치기 싫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지만, 속은 이미 문드러졌다. 그의 말은 농담이라기엔 너무 구체적이고, 장난이라기엔 지나치게 […]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주는 그 사람이 내 자존감을 망치는 주범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주는 그 사람이 내 자존감을 갉아먹는 주범인 아이러니 그는 누구보다 당신을 아껴준다. 비싼 선물을 사주고, 매일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당신이 아프면 한달음에 약을 사 들고 달려온다. 주변 친구들은 “너는 참 좋겠다, 저런 사랑꾼이 어디 있냐”며 부러워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의 곁에 있으면 당신은 점점 작아진다. 행복해야 마땅한데, 묘하게 주눅이 들고 눈치를 보게 된다. […]
운전대만 잡으면 돌변하는 남자, 조수석의 공포는 사랑의 스릴이 아니다
운전대만 잡으면 돌변하는 남자, 방금 전까지 식당에서 다정하게 웃던 사람이었다. 차 문을 열고 매너 좋게 당신을 태울 때까지만 해도 그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연인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동이 걸리고 핸들을 잡는 순간, 공기의 흐름이 바뀐다. 앞차가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클락션을 길게 누른다. 끼어드는 차량을 보면 육두문자가 튀어나오고, 보복이라도 하듯 거칠게 엑셀을 밟아 따라붙는다. 조수석에 앉은 당신은 […]
핸드폰 비밀번호 공유 요구, 신뢰의 증명이 아니라 디지털 감시의 시작
핸드폰 비밀번호 공유 요구, 신뢰의 증명이 아니라 디지털 감시의 시작 카페에서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다가 그가 자연스럽게 손을 뻗는다. “사진 좀 보내주게 비밀번호 좀 풀어봐.” 혹은 술자리에서 묘한 분위기 속에 툭 던진다. “우리 사이에 비밀 없기로 했잖아. 너 폰 비번 뭐야?” 아주 가볍고 사소한 부탁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질문을 받는 순간, 당신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알려주자니 […]
싸울 때마다 물건을 던지는 남자: 다음 타겟은 물건이 아니라 당신이다
싸울 때마다 물건을 던지는 남자: 다음 타겟은 물건이 아니라 당신이다 와장창. 날카로운 파열음이 공간을 찢는다. 바닥에는 산산조각 난 스마트폰이나 유리잔의 파편이 흩어져 있다. 정적이 흐르고, 거친 숨소리만이 방 안을 채운다. 그는 씩씩거리며 말한다. “네가 사람을 이렇게 만들잖아.” “너 안 때리려고 물건에 푼 거야. 고마운 줄 알아.” 당신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생각한다. 그래도 나를 때리지는 않았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