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치면 말을 하지 않는 이유. 수동 공격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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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연인과 주말을 계속 보냈기 때문에 다음 주말엔 친구들을 보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이야기를 하고 난 뒤 연인의 표정이 계속 좋지 않고 뚱한 느낌이 들어 물었다.

“표정이 아까부터 왜 그래? 화나는 일 있어?”

연인은 이렇게 답한다.

“아니 전혀, 화난 거 없어”(나의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먼저 통보하듯 다음 주말을 나와 함께 보내지 않는다 말하니 나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지 않는 느낌이 들어 그래서 당신에게 벌을 주기 위해 남은 데이트 시간 내내 꿍한 표정을 짓고 네가 하자는 것에 대해 좋아도 좋지 않은 척 있을 거야)

이러한 행동을 수동적 공격성이라 한다. 수동적 공격성은 반항심이 발생했을 때 불만을 터트리는 방향을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간접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직접 자신의 불만을 말하는 것은 위협적인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사건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일로서 불만이 표출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우리 또한 은연중 수동 공격성을 보인다. 음식이 늦게 나온다고 직원을 나무라자 더 늦은 걸음으로 음식을 천천히 내오는 식당 직원, 청소를 도와주지 않으니 설거지를 할 때 더 소란스럽게 하는 아내, 문제를 지적 당하니 다음날 병가를 내버리고 나오지 않는 직장동료, 공부를 하라 말하니 이제 하려고 했는데 뭐라 한다며 누워버리는 아이와 같은 일상생활의 일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수동 공격성이 나타나는 특징은 상하 관계가 분명해서 불만을 표출하면 더 크게 혼나거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관계, 즉 권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때 나타난다.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거나 약하다 생각하면 직접 드러내면 되지만 그럴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이다.

연인이 서운함을 느껴 침묵하거나 유쾌하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는 상황이라면 권위적 관계에서 비롯된 행동이기 보다. 서운함을 말하면 연인이 자신을 안 좋게 평가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걸 모르는 연인은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애교를 부리거나 좋아하는 것을 사주며 기분을 풀도록 유도하지만 원인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해결되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낀 상대가 화를 내는 지경에 와서야(실제 가장 두려워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때) 문제를 드러낸다. “사실 주말에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친구를 만난다고 하니 서운했던 거야…”

직접 표현하면 상대방이 자신을 싫어할까 말 못 하는 아이처럼 있는 연인에게 화를 내는 것보단 그러한 행동은 분명 다른 곳에 원인이 있음을 이해한다면 관계는 더 발전할 수 있다. 연인이 수동적 공격성을 나타낼 때 대처하는 방향은 다음과 같이 시도해 볼 수 있다.


수동 공격성에 대처하는 방법

상냥하자.

수동 공격성은 주로 배려가 부족하다 느껴질 때 나타난다. 그래서 자신에게 상냥하지 않은 표정이나 말투는 수동 공격성을 유도하게 된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일을 할 때 직장 상사나 고객이 무뚝뚝하고 매너 없게 주문을 하거나 명령을 하면 일이기 때문에 시행은 하지만 하기 싫은 욕구가 자극된다.

약한 위치에 있다고 느껴지는 연인은 이러한 감정을 남들보다 더 자주 느끼기 때문에 인내를 갖는 상냥한 태도는 문제를 나타내지 않을 수 있는 것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야기를 할 때 연인의 관점을 이해한다는 것만 표현해 주면 충분하다.

A: “이번 달 내내 주말마다 만났는데 나도 친구들 좀 만나야지!”

B: “매주 보다가 갑자기 한주 안 본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구나,(조금 더 과장된 표현을 써도 좋다.) 네가 그게 서운하다면 다른 일정으로 미룰 수 있어, 근데 최근에 친구 한 명이 힘든 일이 있다고 해서 다들 모여서 이야기를 해보자 했었거든”

A와 B 둘 다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할 순 없지만 A는 수동 공격성 반응이 나타날 우려가 크다. 그 말엔 당연 동의하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당신에게 벌을 주려 할 것이다. 하지만 B는 적어도 자율성에 여지를 주었고 친구가 힘들어하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우선순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사람은 자신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한 결과에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자신의 감정을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자.

수동 공격성은 단순하게 말하면 공격성을 우회해서 표현하는 행동이다. 직접 표현보다는 덜 위협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은 상황에 따라서 이러한 행동이 더 유익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연인 관계에서 드러나지 않는 갈등은 반드시 다른 방향이나 문제로 표출되기 때문에 문제를 더 누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갈등을 의논할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표현하면 아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표현하지 않아 갈등으로 번지게 된다.

여기서 상대의 의도를 분명하게 알고 “알았어 주말에 친구들 안 만나면 되잖아!”라고 삐치는 행동의 원인을 그대로 지적해버리면 아니라고 친구들을 만나라고 이야기한다. 감정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해결되 버리면 수동 공격성을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고 있어도 직접 그 문제를 이야기하기 보다 “아까 친구들을 만난다고 한 뒤로 표정을 보니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 같은데..?”라고 이야기를 하면 괜찮다고 말하겠지만 더 이상 언짢은 표정으로 데이트하기 어려워진다.


이렇게는 절대 하지 말자.

수동 공격성(반항)을 모른척하지 말자.

수동 공격성은 말하기 부끄럽거나 말하면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 말은 당신에게 할 말이 있다는 의미이며 표현 방식의 일종이다. 대부분 연인들이 상대방이 표정이 안 좋거나 할 때 몇 마디 기분을 물어보고 자신이 원인이 아니라는 말에 책임만 피하고 이후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파트너는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지 않으려는 연인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갑자기 집에 가버린다든가 아니면 다른 불만이 표면화되어 싸움으로 번진다. 차라리 “기분이 안 좋은 거 맞지?”라고 말하며 상대방이 자신의 불만을 표출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더 유익하다.

비판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말자.

수동 공격성은 권위에 대항하는 형태에서 비롯됨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며 훈육하듯 상대방에게 말을 한다면 자신이 아이처럼 무능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거부감만 커질 수 있다.

A: “약속 시간에 계속 늦네? 이건 진짜 매너 없는 행동이야”

B: “당신이 매번 늦으니 기다리는 과정이 많이 힘들어(당신에게 미치는 영향), 그래서 오는 걸 보면 반갑기 보다 왜 늦었을까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데이트 시작이 그리 유쾌하지 못한 거 같아(그 행동이 결과(데이트)에 미치는 영향)

A와 같은 논리에 의거한 교육적인 화법보다는 B와 같은 화법을 활용하는 것이 옳다.

상호 보복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상호 보복의 관계는 서로가 수동 공격성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형태다. 상대에게 불만을 말하면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 눈치를 보며 조심하고 있지만 불만은 내재하고 있어서 수동 공격성 형태가 나타난다. 집에 늦게 들어온다고 이야기하는 연인이나 배우자의 말에 더 늦게 들어가려 하거나 집안일을 엉망으로 하는 형태로 나타내고 이에 연인은 상대가 싫어할 것을 분명하게 아는 행동(싫어하는 사람과 연락하기,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 먹기)을 하고 또 그에 보복하기 위해 외박을 하는 등의 관계가 형성되면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 추후 말을 하지 않거나 숨 막히는 분위기에 살아간다.

상호 보복 관계는 헤어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동거 중인 커플(ex: 서로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묶여 있어 문제 해결이 너무 복잡한 수준에 있는 상황, 둘이 살기 위해 높은 월세를 나눠 내고 있으나 계약 기간이 남아 당장 이사할 수 없는 상황)이나 관계를 끊을 수 없는 가족, 부부에게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 어떤 관계든 상호 보복 관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더 신경 쓰고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본심을 표현하지 않았다는 공통된 문제를 나타낸다.

해결되지 못하는 일을 잡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지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두고 하지 않는 것은 더 한심한 행동이다. 당장 관계를 끝낼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감정 표현을 장려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수동 공격성에 대처하는 법
    상냥하자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기
  •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수동 공격성을 모른척하지 말자
    비판하거나 훈육하려 하지 말자
    상호 보복 관계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표현하라 했는데 안 하는 걸 어떡하나요!?” 연인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강압적인 형태로 표현을 강요하거나 기존의 관계 양상을 볼 때 말을 했을 때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을 경우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이들이 혼날 것이 염려되면 용서를 해준다 해도 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생각해 보자.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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