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프 뜻, 외모와 직업을 객관적 가치라 할 수 있는걸까?
재회상담을 받은 사람의 후기에는 종종 ‘객관적 가치가 높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외모가 좋은 편이고 직업이 안정적이며 주변에서 이성의 관심을 많이 받기 때문에 상대보다 객관적 가치가 높다는 식이다. 반대로 외모나 직업, 경제력에서 상대보다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객관적 가치가 낮은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외프는 외적 프레임을 줄인 말로 사용되곤 한다. 공개된 핵심 이론에서는 이와 가까운 개념으로 객관적 가치를 제시하며, 외모와 능력처럼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남성의 객관적 가치에는 지능과 사회적 위치, 돈과 외모를 놓고, 여성의 경우에는 약간의 능력과 성격 그리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모를 제시한다.
이런 기준을 접하면 자신의 위치가 궁금해질 수 있다.
나는 몇 점 정도일까. 전 연인보다 가치가 높은 사람일까. 상대가 새로 만난 사람은 나보다 외프가 높을까. 내 외모와 직업을 더 나아지게 만들면 상대가 다시 나를 가치 있게 볼까.
그러나 외모와 직업이 연애에 영향을 준다는 말과, 그것으로 한 사람의 객관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는 말은 같지 않다.
선호가 있다는 것과 객관적 가치가 있다는 것은 다르다
사람들이 연애 상대를 선택할 때 외모나 직업을 전혀 보지 않는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은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경제적 안정이나 직업을 살핀다. 대화가 잘 통하는지를 먼저 보는 사람도 있고, 생활 방식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런 선호를 객관적 가치라고 부를 때 생긴다.
객관적이라는 말은 누가 보더라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외모와 직업, 돈과 사회적 위치를 확인하면 그 사람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같은 직업도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한다. 소득이 높은 직업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은 직업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유명하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보다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하고 생활이 안정된 사람을 더 신뢰할 수도 있다.
외모 역시 하나의 기준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같은 얼굴을 두고도 매력을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뉜다. 유행과 문화, 나이와 개인의 경험에 따라 선호는 달라진다.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조건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그 조건을 가진 사람의 가치가 객관적으로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선호의 경향을 사람의 서열로 바꾸는 순간 설명은 달라진다.
서로 다른 조건을 한 점수에 넣을 수 있을까
공개된 후기 분석 가운데에는 원래 객관적 가치가 7점인 사람이 자신의 매력을 3점으로 생각한다는 식의 설명도 나온다.
숫자가 붙으면 분석은 더 정확해 보인다. 하지만 그 점수가 어떻게 계산되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외모와 직업에는 각각 몇 점을 주는지, 소득과 학력 중 무엇을 더 높게 보는지, 성격과 생활 습관은 어느 정도 반영하는지 분명한 기준이 없다. 평가하는 사람의 취향이나 사회적 편견이 들어가도 확인하기 어렵다.
외모가 8점이고 직업이 5점인 사람과 외모가 5점이고 직업이 8점인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높은 가치인지 정할 수도 없다. 두 조건을 더해서 평균을 낸다고 관계의 매력이 설명되는 것도 아니다.
직업과 외모는 같은 단위가 아니다. 지능과 경제력, 성격과 사회적 위치도 서로 바꿔 계산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을 하나의 가치로 합치면 상담자는 내담자와 상대의 위치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다. 내담자는 자신이 상대보다 위인지 아래인지 판정을 기다리게 된다.
객관적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해석하는 사람의 판단이 점수가 된다.
남자는 능력이고 여자는 외모라는 오래된 구분
객관적 가치를 성별에 따라 다르게 정하는 방식도 살펴봐야 한다.
남성에게는 지능과 사회적 위치, 돈과 외모를 제시하면서 여성에게는 외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하면 오래된 성 역할이 객관적 사실처럼 굳어진다.
남성은 경제력과 지위를 증명해야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여성은 외모와 여성성을 관리해야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이 된다.
이 기준은 누구도 자유롭게 만들지 않는다.
남성은 직업과 소득이 안정되지 않으면 연애할 자격까지 부족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여성은 나이가 들거나 외모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관계 가능성까지 낮게 평가할 수 있다.
직업이 불안정한 남성이나 외모에 자신이 없는 여성은 이별의 원인을 자신의 등급에서 찾는다. 상대와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보다 자신의 조건이 부족해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반대로 높은 등급을 받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상대를 자신보다 가치가 낮은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관계에서 생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보다 누가 더 좋은 대체자를 만날 수 있는지를 계산한다.
연애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아니라 조건을 교환하는 시장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젠더 갈등도 이 지점에서 커진다.
남자는 여자의 외모만 보고, 여자는 남자의 돈과 지위만 본다는 설명을 반복하면 개인은 사라진다. 상대의 행동을 그 사람의 선택으로 보기보다 남자나 여자의 본능이라고 해석한다. 한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성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다.
사회에 남아 있는 편견을 설명하는 것과 그 편견을 인간의 객관적 가치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일이다.
높은 점수가 좋은 관계를 보장하지 않는다
외모가 뛰어나고 직업이 좋으며 경제력이 높은 사람도 관계에서는 무책임할 수 있다.
약속을 반복해서 어기거나 상대를 무시할 수 있고, 갈등이 생길 때마다 연락을 끊을 수도 있다. 바람을 피우거나 폭언을 하면서도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화려한 조건은 없더라도 상대의 말을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며,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함께 해결하려는 사람이 있다.
누가 안정적인 연인이 될지는 외모와 직업만으로 알 수 없다.
그런데 객관적 가치라는 기준을 먼저 받아들이면 관계에서 실제로 겪은 일보다 상대의 등급을 크게 본다. 자신보다 가치가 높은 사람을 놓쳤다고 생각해 무례한 행동까지 참을 수 있다. 다시는 이 정도 조건의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 끝난 관계에 더 오래 매달릴 수도 있다.
상담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긴다.
내담자의 객관적 가치가 상대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 상대가 자신만 한 대체자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를 수 있다. 반대로 상대의 객관적 가치가 더 높다면 외적 조건을 관리하거나 프레임을 높여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더 좋은 대체자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은 재회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사람은 자신보다 조건이 낮거나 높은 사람과도 헤어지고, 더 좋은 조건을 찾지 못해도 끝난 관계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연락이 오지 않는 현실보다 내 객관적 가치가 높다는 설명을 믿으면 기다림만 길어질 수 있다.
자기관리가 자기평가로 바뀌는 순간
외프를 높이기 위해 외모를 가꾸고 직업적 능력을 키우라는 조언은 겉으로 보기에 건강해 보인다.
운동을 하고 생활을 정돈하며 자신의 일을 발전시키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별 뒤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이 상대에게 더 높은 가치로 보이기 위한 것이라면 자기관리는 다시 상대의 평가에 묶인다.
운동하면서도 상대가 이 모습을 보면 후회할지를 생각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도 SNS에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한다. 스스로 만족하기보다 상대와 새로운 이성에게 몇 점으로 보일지를 확인한다.
자기계발을 하고 있지만 판단 기준은 여전히 밖에 있다.
외프가 높아졌는지 확인하려면 다른 사람의 반응이 필요하다. 이성에게 얼마나 관심을 받는지, 전 연인이 SNS를 확인하는지, 더 좋은 조건의 대체자를 만날 수 있는지로 자신의 변화를 평가한다.
자신을 돌보는 일이 자신을 상품처럼 관리하는 일로 바뀔 수 있다.
외모를 가꾸거나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그것이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는 자료가 되고, 관계에서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수단이 될 때 문제가 생긴다.
객관적 가치라는 말을 빼고 관계를 바라보기
외프나 객관적 가치라는 말을 빼면 질문이 달라진다.
내가 상대보다 몇 점 높은지를 묻는 대신 이 관계에서 존중받았는지 물을 수 있다. 상대가 다시 나만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계산하는 대신 두 사람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는지 돌아볼 수 있다.
외모와 직업이 잘 맞았는지보다 함께 있을 때 안전하고 편안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상대의 조건이 아까워 붙잡고 있는지, 그 사람과 실제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도 구분할 수 있다.
연애에서 필요한 것은 사람의 전체 가치를 매기는 일이 아니다.
서로에게 끌리는지, 가치관과 생활이 맞는지, 상대의 경계를 존중하는지, 갈등을 대화로 풀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어느 한쪽이 더 높은 사람인지 판정하지 않아도 관계의 상태는 살펴볼 수 있다.
외모와 직업은 한 사람을 구성하는 일부다. 그것이 그 사람의 객관적 가치가 되지는 않는다.
누군가가 만든 점수는 당신의 위치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좌표가 아니다. 그 이론이 무엇을 가치 있다고 여기는지를 보여줄 뿐이다.
사람을 점수로 바꾸는 순간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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