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 프로필,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일요일 밤 10시. 넷플릭스 신작을 켤까 하다, 당신은 습관처럼 검지손가락으로 붉은색 혹은 하늘색의 앱 아이콘을 누른다. 이내 당신의 스크린은, 현대 남성 도감이라도 되는 듯 온갖 군상의 남자들로 채워진다.

바다낚시로 잡은 거대한 참돔을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남자, 친구의 비싼 외제차 운전석에 앉아 세상 다 가진 표정을 짓는 남자, 월리를 찾아라 게임이라도 하듯 7명의 단체 사진 속에서 자신을 찾아보라는 남자, 프로필 자기소개란에 ‘진실은 언제나 하나’ 같은 명탐정 코난의 대사를 덜렁 적어놓은 남자.

당신은 영혼 없는 스와이핑을 계속하며 생각한다. 이 무수한 프로필의 파도 속에서, 왜 마음이 가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프로필은 한 명의 ‘사람’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매력적인 인간의 예고편이 아니라, 취업 시장에 제출하는 이력서처럼 지루한 스펙의 나열이거나, 혹은 그저 잘 보이고 싶은 욕망만 가득한 정체불명의 광고지에 가깝다.

데이팅 앱의 세계는 잔인할 정도로 빠르다. 누군가는 1초, 길어야 3초 안에 당신이라는 사람을 판단하고 다음 페이지로 넘겨버린다. 이 짧은 시간 안에 당신은, 이력서가 아닌 예고편을 보여줘야 한다.

당신이라는 영화가 얼마나 흥미진진한지를, 그래서 ‘본편’을 보고 싶다는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시청 공무원이 작성한 업무 보고서처럼 건조한 프로필은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는다.

이제 당신의 프로필을, 관객이 기꺼이 표를 사고 싶게 만드는 한 편의 매혹적인 트레일러로 편집할 시간이다.

사진의 미학: ‘잘 나온 사진’과 ‘궁금한 사진’의 차이

프로필 사진은 당신이라는 영화의 포스터다. 포스터가 재미없으면 아무도 그 영화를 보러 가지 않는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실수는 ‘가장 예쁘게 나온 사진’을 내거는 데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매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진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다.

첫 번째 사진: 모든 것은 첫인상으로 결정된다

당신의 첫 번째 사진은, 무조건 가장 최근에 찍은, 당신의 얼굴이 선명하게 나온,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어야 한다.

스튜디오에서 찍은 경직된 증명사진이나, 과도한 필터로 실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사기캐’ 사진은 최악의 선택이다. 스노우캠 필터는 당신의 모공이 아니라, 당신의 자존감을 가려줄 뿐이다.

가장 좋은 것은 카페의 자연광 아래서, 친구와 대화하다가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진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당신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나 좀 봐줘’라고 말하는 대신, 당신의 행복한 순간을 그저 살짝 엿보게 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 끌린다. 첫 사진의 유일한 목표는 상대방이 당신의 다음 사진을 궁금하게 만드는 것, 그것뿐이다.

두 번째부터 다섯 번째 사진: 당신의 세계를 보여주는 파노라마

이제부터는 당신의 서사를 보여줄 시간이다. ‘Show, Don’t Tell(말로 하지 말고, 보여줘라)’의 원칙을 기억하라.

  • ‘여행을 좋아해요’라고 쓰지 마라: 대신, 파리의 에펠탑 앞에서 어색하게 ‘V’를 그리는 사진 대신, 방콕의 야시장에서 땀을 흘리며 팟타이를 먹고 있는 생생한 사진을 올려라. 그 사진 한 장은 당신이 안전한 관광객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모험가라는 것을 보여준다.
  • ‘활동적이에요’라고 쓰지 마라: 헬스장에서 거울을 보며 찍은 근육 사진은 매력없다. 차라리 클라이밍 벽에 매달려 있거나,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서핑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줘라. 당신의 ‘결과물’이 아닌, 무언가에 몰두하는 ‘과정’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 ‘친구가 많아요’라고 쓰지 마라: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단체 사진은 아무 의미 없다. 소수의 친한 친구들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에서 웃고 있는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하다. 당신이 고립된 사람이 아니라는 ‘사회적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 ‘대화의 문’을 열어주는 사진: 마지막으로, 조금은 이상하고 독특한 사진 한 장을 배치하라. 예를 들어, 당신이 직접 키운 괴상한 모양의 애호박을 들고 있는 사진, 혹은 특이한 컨셉의 카페에서 찍은 사진. 이런 사진은 상대방에게 아주 쉬운 대화의 시작점을 제공한다. “그 애호박은 대체 뭐예요? ㅋㅋ” 라는, ‘안녕하세요’보다 백 배는 더 나은 첫마디를 유도할 수 있다.

자기소개의 연금술: ‘나열’에서 ‘유혹’으로

사진에서 살아남은 사람만이 당신의 자기소개를 읽는다. 대부분의 자기소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서울 사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영화, 음악, 여행 좋아해요.” 이것은 프로필이 아니라, 인구통계조사다. 당신이 누구인지 전혀 알려주지 못한다.

1. 구체성은 당신의 무기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말은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한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과 봉준호 감독의 블랙 유머에 대해 밤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요’라는 문장은 다르다.

이것은 당신의 지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동시에, 당신과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걸러내는 강력한 필터 역할을 한다. ‘맛집 탐방’ 대신 ‘성수동의 숨겨진 와인바 리스트를 교환하고 싶어요’라고 써라. 구체성은 당신을 입체적인 인간으로 만든다.

2. 유머는 최고의 무기다

약간의 위트는 당신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과장되지 않은, 자기 자신을 살짝 놀릴 줄 아는 유머는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장해제시킨다.

“장점: 떡볶이 맛집 기가 막히게 찾아냄. 단점: 길치라서 그 맛집을 바로 찾아간 적이 없음.” 이런 문장은 당신을 완벽하지 않지만, 함께 있으면 즐거울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3.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게 하라

자기소개의 마지막은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여야 한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말을 걸 명분을 주어라.

“최근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가장 많이 추가된 노래는 무엇인가요?” 혹은 “당신 인생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저의 최고의 여행지는 DM으로 알려드릴게요.” 이것은 상대방의 부담을 덜어주고, 첫 메시지의 허들을 극적으로 낮춘다.

당신의 프로필은 당신이라는 인간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백과사전이 아니다. 그저 상대방이 ‘이 사람,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 그 역할은 120% 완수한 것이다. 당신이라는 영화의 예고편은 이제 완성되었다.

완벽한 프로필은 모든 사람의 ‘좋아요’를 받는 프로필이 아니다. 당신이 찾고 있는 바로 그 한 사람이 ‘혹시?’라는 생각으로 당신의 프로필을 두 번 다시 보게 만드는 프로필이다.

당신의 조금 이상한 취향, 당신만의 독특한 유머. 그것이 바로 당신의 가장 강력한 필터이자, 상대를 끌어당기는 가장 치명적인 매력이다.

두려워 말고, 당신 자신을 보여줘라. 진짜 당신을 알아볼 단 한 사람이,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프로필을 기다리고 있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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