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능력 결여와 감정 기복, 나르시시스트의 치명적인 연애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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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의 결여와 ‘타인 이용’ 경향
우리가 누군가와 진정한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서로 간의 공감이잖아요.
내 기쁨과 슬픔, 어려움 등을 상대가 어느 정도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때 “아, 이 사람이 나를 진짜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죠.
그런데 나르시시스트에게는 이 부분이 크게 결여된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공감 능력 자체가 완전히 없진 않을 수도 있지만, ‘상대의 감정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이걸 어떻게 나에게 유리하게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공감이 드문 거예요.
예를 들어, 내가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을까?”라고 물어보겠죠.
그런데 나르시시스트는 “너 왜 또 이러는데? 내가 힘들다고 했잖아. 왜 네 감정만 중요해?”라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혹은 “그래, 힘들겠지. 근데 넌 맨날 힘들다는 말만 하고 정작 해결을 안 하잖아”라며 비난하고, 정작 본인은 감정 소비를 전혀 하지 않으려고 해요.
또 다른 패턴으로는, 일시적으로 “그래, 얼마나 힘들었어?”라고 달래주다가도, 나중에 “아, 그때 내가 위로해줬는데, 너 그때 나한테 고맙다는 말이나 했어?”라며 은근히 빚을 지운다든지, “내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너는 왜 내 말 안 들어?”라고 압박하는 식으로 공감을 ‘거래’ 수단으로 쓰기도 해요.
말하자면, “내가 네 감정에 잠깐 공감해줬으니까, 이젠 네가 나를 위한 뭔가를 해라”라는 식인 거죠.
이런 식의 대응을 계속 받다 보면, 결국 스스로도 “내가 뭘 요구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점점 마음을 닫게 됩니다.
지나친 자기 과시와 타인 비하
나르시시스트는 언제나 인정과 찬사를 갈구하기 때문에, 자신을 과시하고 남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자주 반복해요.
예를 들어, “나는 이런 상도 받아봤고, 이 분야에서 알아주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동시에, 상대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너는 아직 많이 부족하잖아?”라며 늘 비교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죠.
흔한 예시가, 직장 동료나 친구들 앞에서 연인을 ‘은근히’ 깎아내리는 식입니다.
예컨대 “우리 집엔 돈이 많아서 힘든 걸 모르고 자랐는데, 얘는 좀 고생을 많이 했대.
그러니까 나 이해 못 할 수도 있지” 식으로, 말 자체만 보면 아주 심한 말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은근히 “나는 우월하고, 너는 열등하다”라는 메시지를 담아서 상대를 기죽이는 거예요.
이게 처음에는 농담처럼 느껴져도,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되면 심각한 자존감 훼손으로 이어지죠.
나르시시스트의 이런 태도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는, 실은 연인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더 빨리 알아차릴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친구나 가족이 “얘(피해자) 요즘 왜 이렇게 기가 죽어 있어? 전에는 안 그랬는데. 혹시 남자친구(또는 여자친구)랑 문제가 있나?”라고 걱정할 정도가 되면, 이미 꽤 오랫동안 말 못 할 상처들이 누적되어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막상 본인은 “아, 그냥 내가 부족하니까 이런 말을 듣는 거겠지”라고 받아들이거나, “그래도 그 사람이 날 사랑하니까 이런 솔직한 말을 해주는 거 아닐까?”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극적인 감정 기복과 ‘희생자 코스프레’
나르시시스트는 감정 기복이 크기도 해요. 평소에는 당당하고 매력적인 척하다가도, 막상 일이 뜻대로 안 되거나 주변에서 비난이 조금만 들어오면, 갑자기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하고 동정심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면 “사실 나도 부모님에게 사랑받지 못했어. 그래서 내가 조금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야. 네가 날 좀 이해해줘야지”라고 말하거나, “내가 이렇게 힘든데, 왜 날 위로해주지 않아?”라며 상대의 죄책감을 자극하죠.
정말로 과거 트라우마가 있거나, 어려움을 겪은 건 사실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문제를 성숙하게 처리하기보다, 상대방에게 “나는 상처받은 사람이니까 배려해줘야 해”라는 식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태도가 문제인 거예요.
심지어 이 상황에서 상대가 “그래, 알겠어. 많이 힘들었겠구나”라고 공감해주면, 그걸 빌미로 “그래서 네가 날 더 잘 챙겨야지”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끝없이 내주길 바라고, 그게 충족되지 않으면 “넌 날 이해 못 해”라고 비난하거나 삐지는 식이죠. 결국 우리는 ‘괜히 저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드는 건 아닐까?’라는 죄책감에 빠져서, 또다시 관계에 매달리게 되는 겁니다.
이중 잣대와 자기합리화
나르시시스트를 보다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말을 참 많이 한다는 걸 느끼게 돼요. 본인이 남을 비판할 때는 거침이 없으면서, 막상 자기 잘못은 절대 인정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넌 왜 이렇게 일을 대충해?”라고 상대에게 호되게 타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일을 뒤죽박죽 해놓고도 “아, 난 원래 큰 그림을 보는 사람이야. 이런 디테일은 다른 사람이 해야지”라며 자기합리화를 해버리죠.
혹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고 늘 늦으면서, 상대가 한 번만 늦어도 “넌 정말 시간 개념이 없구나”라며 몰아세우기도 해요.
그러면서 “나는 늦어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어. 근데 넌 왜 그렇게 무책임해?” 식으로 자기에게만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는 거죠.
이런 이중 잣대는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사람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해요. 매번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끼게 되고, 상대의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기 힘들어지니까요.
게다가 나르시시스트는 논리도 자기 편한 대로 끼워 맞추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말이 달라져도 별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내가 말해봤자 소용도 없고, 괜히 싸움만 커지겠지” 하며 무력해지는 쪽으로 굴러가는 거예요.
‘우리만의 세계’ 강조와 외부 단절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나르시시스트가 당신을 외부 관계에서 점점 고립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거예요. 연애 초반에는 “우리만의 특별한 세계를 만들자”라는 말이 굉장히 달콤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어. 너만 있으면 돼”라고 말해주면, 마치 로맨틱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정말로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과의 연락, 모임 참여 등을 점점 막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많아집니다.
예컨대 “너 그 친구랑 만나면 꼭 이상해지더라. 내가 싫어”라며 은근히 만나지 말라고 하거나, “우리 가족이랑은 잘 안 맞는 것 같으니, 가까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또는 “네가 굳이 모임에 갈 필요가 있어? 난 네가 없으면 너무 외로워”라고 하면, 처음에는 ‘아, 날 정말 필요로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러한 고립이 심해지면, 결국 당신은 나르시시스트에게만 의존하게 되고, 정작 힘들 때 도움을 청할 주변 사람을 잃게 돼요.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 “네 주변에 누가 있다고? 아무도 없잖아.
그러니까 나만 믿고 따라와”라는 식의 통제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축소시키는 건 굉장히 위험해요. 왜냐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부에서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을 받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죠.
오늘은 나르시시스트의 공감 능력 결여와 감정 기복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선 기준치 높이기, 중독성 있는 반복 패턴(롤러코스터)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할게요.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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