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을 말하면 도리어 상처받은 척하는 사람

오랜만에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날. 밥 먹는 내내 그의 시선은 핸드폰에만 고정돼 있다. 대화가 툭툭 끊기는 걸 참다못해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이 한마디에 그가 핸드폰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는다. 그러고는 깊은 한숨을 쉬며 상처받은 얼굴로 창밖을 본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대화 서운함을 꺼낸 건 나인데,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힌다. 눈앞에는 내 무심한 말에 깊은 […]
항상 자신이 피해자라고 믿는 견고한 세계
늦은 밤, 불빛이 잔잔하게 흔들리는 청계천 산책로. 지인들과의 모임을 파하고 걷는 길, 그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멈춘다. 당신은 당황스럽다. 당신이 기억하는 아까의 상황은 그저 흔하고 유쾌한 대화의 흐름이었을 뿐, 누구도 그를 무시하거나 소외시키지 않았다. 누가 말하다가 끊기고, 다른 화제로 넘어가고, 또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고. 어느 모임에서나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풍경이었다. 그런데 그의 표정은 세상에서 가장 […]
우리는 왜 유독 그 사람 앞에서 죄인이 될까
평범한 주말 저녁. 약속 시간보다 십 분 늦게 식당에 도착했다. 급한 업무 전화 탓에 발을 동동 구르며 뛰어갔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숨을 헐떡이며 들어서자 그가 빈 물잔만 만지작거리며 창밖을 보고 있다. 미안하다며 서둘러 맞은편에 앉는데, 표정이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다. 불같이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게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배신을 당한 사람처럼 어깨가 처져 있다. 십 […]
그가 유독 전 연인들을 나쁘게 말하는 이유
그가 유독 전 연인들을 나쁘게 말하는 이유 연남동의 조그만 이자카야.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꼬치구이에 하이볼을 마시던 참이다. 노란 조명이 따뜻하게 내려앉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그가 씁쓸한 표정으로 묻지도 않은 지난 연애사를 꺼낸다. 그의 한숨 섞인 푸념을 듣고 있으면 묘한 안도감이 스친다. 저렇게 힘들게 연애했구나. 이 사람은 참 다정하고 진지한데 상대방들이 하나같이 이상했구나. 나는 저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