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나가다 한번이라도 조금이라도 읽어줬음 좋겠다
나 중3인데 요즘 살기 너무 힘들다 쌤들도 차별하고 친구관계때문에도 너무 힘들어 애들이 지네 기분 좋을때만 말 걸고 아님 내 말 다 씹어 나만 그렇게 생각한거일수도있지만 그래서 난 너무 외로웠어 외로워서 남자친구사겨보고싶었던 찰나에 어제 모씨에서 키 171 훈훈한?스타일 남자분을 만나게 됐는데 처음엔 자상하고 좋았어 그분 차도있고 해서 드라이브도하고 중간중간 배고플때 편의점 가서 사먹었어 근데 난 이게 문제가 아니야 그 분이 너무 밝혀 그때 딱 우리집이 비었어서 같이 공부하려고 가만히 문제 읽고있는데 뒤에와서 가슴만지더라 난 가만히 있었어 어쩔줄을 몰랐어 말도 안나왔어 침대에 가서 넣진않고 안쌋을때 중간조금 밖에 넣었다가 내가 진짜 그땐 아니다싶어서 하지말라그랬어 키스도하고 그분이 내 가슴만지고 빨고 그분이 자기 빨아달라 계속해서 빨앗어 드라이브할때 중간중간 사람없는곳에서 차 안에서도 내 가슴만지고 빨고 키스하고 3번하고 3시에 집들어왔어 9시 정도에 만나서 나 이제와서 생각하니까 내가 너무 역겹고 무서워 무서운 세상에 갇힌거같아 임신하면 어쩌지 자꾸 그거 했던 생각만 나고 드라이브할때 들었던 노래도 생각나고 무슨 얘기 나누었던것도 기억나고 바닷가갔다온것도 기억나고 스트레스 너무 받아 트라우마 생각거같아 다음주 시험인데 공부에 집중이 안돼 내가 왜 막지 않았을까 그 사람 오늘 아침부터 연락을 안봐 내가 임신하면 지 책임 못질까봐 도망간거같아 나 진짜 살면 안되나봐 오늘도 도서관에서 혼자 자ㅎ했어 오늘이 제일 자ㅅ하고 싶은 날이더라 내가 다 미안해 이제 제발 나에게 행운을 좀 줘
A. 안녕 친구야!
아무래도 내가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본 것 같아서, 지나가다가 이렇게 이야기를 남긴다. 그냥 반말로 남겨도 되겠지? 기분 나쁘지 않게 듣고 이해해주길 바라.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지막 끈이라고 생각하고, 또 내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기다릴 수 있는 시간, 내가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하게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 네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과 같이 네 나이에 임신을 하는 일은 국가적 정책으로도 아주 빈약하게 제공되는 일이면서, 가족에게 소외 받는 일이 될 수도 있어.
학교에서의 소외 문제를 가족에게 이야기 하기 어려운 여러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부모님이 권위적이신 성격이실 수도 있고, 너무 바빠서 네 이야기를 듣고 마음 아파하시면서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 어쩌나, 네가 부모님이 걱정되어서 이야기 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고.
그런데 말이야,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남자와의 관계를 끊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 남자에게 너는 단순히 성적인 욕구를 해소해줄 수 있으며, 아직 네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성적인 판타지’를 정복하기 위해서 접근한다는 건 이미 네가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하면서 깨닫지 않았니?
넌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야. 그런 너를 단순히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고자 하는 남자에게 던져놓을 만큼 가치 없는 사람으로 스스로 하락 시킬 필요가 있을까? 네가 네 스스로를 더 낮은 수준으로 몰아갈수록, 네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과 죄의식만 커지게 될 거야.
다음으로, 너를 힘들게 하는 친구 관계에 대해서는 담임 선생님에게 이야기하기보다는 학교 내에 위치한 전문상담교사, 학교사회복지사를 찾아가보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따돌림을 당하는 문제 등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큰 문제로 지목되어 있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 복지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거든. 만약 두 분의 도움이 너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cyber1388 이라는 사이트를 찾아가봤으면 좋겠어.
그곳에서는 온라인 익명 상담으로 청소년이라면, 무료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거든. 만약 오프라인으로 상담을 받고 싶다면, 가까운 ‘청소년상담센터’에 문의를 해서 상담을 받아볼 수도 있고.
상담을 받으면서, 네가 누군가와 어울리지 못하고, 네 자신을 자꾸 낮추는 원인을 찾아가게 된다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무엇이 달라져야 할지도 바르게 보일 거라고 생각해.
너무나도 어여쁘고, 귀하고, 꿈이 많을 나이에 다시는 그런 절망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 자신을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었으면 좋겠어.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