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연애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이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사랑해!”라는 말을 참 많이 쓰고 듣지만, 막상 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고 물으면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사람에게 사랑은 무조건적인 헌신일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 사랑이란 연인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이 채워지고 성장의 기회를 얻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사랑을 “관계에서 느끼는 만족도와 즐거움”이라고 단순화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함께 있음으로써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이라고 좀 더 철학적으로 정의할 수도 있지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사랑의 정의가 제각각일까요? 사실, 이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개개인의 삶과 경험, 그리고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단어를 써도, 그 단어가 담고 있는 감정과 의미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 자라온 가정환경, 이전에 겪었던 연애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경험, 현재의 생활 패턴, 주변 친구 관계 등 수많은 요소들이 ‘사랑’을 색다른 빛깔로 만드는 셈입니다.
하지만 연애를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우리가 이 사랑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어떠한 연애 방식을 선호하는지”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앞으로 펼쳐질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여행을 떠나기 전에 대략적인 목적지를 잡고, 필요한 짐을 챙기고, 경비와 일정을 계획하는 과정과도 비슷합니다. 여행 자체가 완벽하게 계획대로 흘러갈 수는 없지만, 준비 없이 훌쩍 떠나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하거나, 부딪히지 않아도 될 문제에 자꾸만 걸려 넘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사랑의 정의’라는 주제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에게 던져볼 만한 질문들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이 글이 길고 방대한 이유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층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연애를 하다 보면, 마치 다층 구조를 가진 미로 속을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미로를 탐색하기 전에, 지도를 조금이라도 손에 쥐고 있다면 더 능숙하게 길을 찾을 수 있겠지요. 그 지도 중 하나가 바로 “나는 사랑을 어떻게 정의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1) 사랑의 정의: 정의가 왜 필요한가?
연애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관계의 모습’만 떠올리고 정작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깊이 고민해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데이트코스는 어디가 좋을지?”, “상대방에게 어떤 매력이 있으면 좋을지?”, “연락은 얼마나 자주 해야 할지?”, “사소한 습관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같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문제들에만 집중하다가,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놓쳐버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느냐에 따라, 앞으로 겪게 될 갈등이나 기쁨에 대해 훨씬 다른 시각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에게 사랑이란 “자신의 전부를 바치는 헌신적인 감정”이라고 믿는다면, 실제 연애 관계에서도 자신을 지나치게 희생하거나,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자신을 배려하지 않으면 큰 배신감을 느낄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에 사랑을 “서로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파트너십”이라고 정의하는 사람은, 관계에서 무조건적인 헌신을 기대하기보다는 상호 존중과 합의를 중시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랑’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르면,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대응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물론 서로 달라지겠지요. 만약 내가 사랑을 “내 모든 것을 주어야만 완성되는 감정”이라고 여긴다면, 연인이 사소한 부탁을 거절했을 때도 심각한 배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거절을 해?”라는 생각이 들 테니까요. 반면 사랑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개인의 영역도 서로 존중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상대가 내 부탁을 거절하는 순간에도 “그럴 수도 있지, 우리에겐 각자의 생각과 우선순위가 있으니까”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에 대한 ‘내’ 정의가 곧 연애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결정짓는 셈입니다. 그래서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이 질문에 답해보는 것은 나침반을 준비하는 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여행에서 지도가 꼭 필요하듯, 연애라는 여정에서도 “나는 사랑을 이렇게 보는 사람이야”라는 기준이 있으면 자기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과의 갈등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안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2) 질문: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종이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적어놓고 그 아래에 내가 느끼는 이미지를 마구 적어보는 방법을 권합니다. 특별한 순서나 논리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 색깔, 감정, 기억, 사람이면 누구든 적어보세요.
예를 들어 “포근함, 따뜻함, 두근거림, 눈물이 날 정도의 서운함, 기쁨, 엄마의 품, 이별의 아픔, 서로의 손을 잡는 느낌, 회복, 성장, 희생, 공감, 이해, 욕심, 소유욕…” 이런 식으로 떠오르는 대로 나열해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기 내면 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던 ‘사랑에 대한 직관적 느낌’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중 몇 가지 단어를 골라 “왜 이 단어가 내게 중요할까?”를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어 “희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면, 왜 사랑하면 희생이 따라온다고 생각하는지 거슬러 올라가보는 겁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렸을 때, 혹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이게 진짜 사랑이지”라고 느꼈던 장면이 떠오를 수도 있겠죠. 그렇게 떠오르는 기억들은 지금의 내가 사랑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내가 바라는 사랑의 모습”과 “내가 두려워하는 사랑의 모습”을 각각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가 흔히 ‘연애를 잘하고 싶다’라고 할 때,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욕망과 두려움이 공존합니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반면, 상처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 버림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있죠.
그러므로 내 안에 있는 사랑의 두 얼굴—‘이상적인 사랑의 모습’과 ‘피하고 싶은 사랑의 모습’을 함께 들여다보면, “내가 사랑에서 가장 갈망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경계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기대와 두려움을 통해 본 사랑의 정의
위에서 제시한 방법대로 ‘내가 바라는 사랑’과 ‘내가 피하고 싶은 사랑’을 각각 적어본 뒤, 두 리스트를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가 바라는 사랑” 리스트에 적은 것들이 대부분 ‘안전함, 안정감’과 관련된 단어일 때가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설렘, 모험, 열정’ 등 주로 흥미진진한 분위기를 주는 단어가 많기도 합니다.
반면, “내가 피하고 싶은 사랑” 리스트에는 ‘집착, 의심, 고립, 무관심, 폭력’ 같은 무거운 단어들이 자리할 수 있지요.
이 리스트들은 곧 내가 어떤 사랑의 패턴에 끌리는지, 그리고 어떤 사랑의 패턴을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지를 보여줍니다.
나아가 두 리스트에서 겹치는 주제나 대조되는 주제를 찾아보면, 예를 들어 “나는 나를 전적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에게 안정을 느끼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그 사람이 나를 옭아매는 관계는 죽어도 싫어해” 같은 식의 결론이 나올 수도 있어요. 이렇게 사랑의 정의 해볼 수 있습니다.
즉, ‘이해’받고 싶어서 상대가 내 모든 것을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옭아매인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반감을 느끼는 복합적인 마음이 존재하는 거죠.
바로 이런 모순적이면서도 미묘한 지점들이 실제 연애에서 상당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사랑을 하다 보면 “내가 왜 이런 감정에 휘말리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분명 이렇게 하면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왜 불편하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죠.
그런데 ‘사랑에 대한 내 생각’을 미리 정리해두면,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냉정하게 “아, 내가 안정감을 원하지만, 동시에 자유와 독립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는구나.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불편한 거구나”라고 짚어볼 수 있게 됩니다.
심리학적으로도 ‘나 자신의 내면’을 객관화하는 연습은 불안을 감소시키고,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불안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내 감정을 내가 스스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이니까요.
그런데 사랑에서 오는 불안은 정말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강렬하기도 하고, 또 우리가 ‘연애’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기 때문이죠.
이럴 때 “내가 꿈꾸는 사랑의 모습”과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랑의 모습”을 알고 있다면, 그 불안을 좀 더 구체적인 대상으로 좁혀볼 수 있습니다.
4)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순간들 되짚어보기
이제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내가 사랑을 어떻게 배웠는가에 대해 살펴볼 차례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사랑’이라는 것을 체험하며 자랍니다. 부모가 나를 안아주고, 보살펴주고, 어떤 때는 다그치고, 어떤 때는 응원해주고… 이 모든 순간들이 나에게 ‘사랑’의 실체를 가르치는 교과서가 됩니다.
그리고 자라면서 접하는 친구 관계, 첫사랑,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 소설, 노래 등 대중문화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는 인식을 조금씩 쌓아가죠.
부모(혹은 주양육자)에게 받은 사랑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엄청난 애정 표현을 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또 어떤 부모는 좀 더 무뚝뚝한 편이지만, 묵묵히 뒷바라지해주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가혹하게 대하거나, 혹은 일관성 없는 태도로 애정을 주었다 뺏었다 할 수도 있지요. 이러한 양육 태도는 우리가 ‘사랑’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컨대 부모가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해줬다”고 믿는 사람은 “사랑이란 무조건적인 헌신과 수용”이라고 여기기 쉽고, 부모가 “나의 성취나 태도에 따라 사랑을 주고받는 것 같았다”고 느낀 사람은 “사랑에도 조건이 있고, 잘해야만 사랑받을 자격이 생긴다”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내적 작동 모델에 의한 사랑의 정의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연애 경험
이 부분은 말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이전의 연애가 즐겁고 안정적인 관계였다면, “사랑은 이렇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별의 과정이 혹독했다거나, 폭력적이거나 집착이 심한 연애를 겪었다면, “사랑은 결국 상처를 주고받는 고통스러운 감정일 뿐”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요.
이런 과거의 경험은 미래의 연애에 강력한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합니다. 본인은 부정하고 싶어도, 무의식 중에 “다음번에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을 안게 되거든요.
주변 환경, 문화, 미디어
친구가 매번 연애에서 상처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나도 연애를 시작하면 언젠가 저렇게 아프게 헤어지는 걸까?” 하고 걱정하게 됩니다.
혹은 로맨틱한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은 “운명 같은 사랑”이나 “극적인 감정의 교류”를 이상적인 사랑으로 상상하게 되죠. 이런 간접 경험 역시 사랑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형성합니다.
예를 들어, SNS상에서 연인이 서로를 위해 거창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많이 보면, “사랑이란 저런 걸 해주고받아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벤트나 선물 공세를 받지 못하면 “이 사람은 날 진짜 사랑하는 걸까?”라고 의심하게 되는 거죠.
이 모든 요소들이 모여서, 오늘의 내가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사랑의 정의 형태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사랑관은 향후 연애에서 내 태도와 기대치를 좌우합니다.
때문에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나의 사랑관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살펴보는 작업은 굉장히 의미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알아야, 앞으로 걸어갈 길도 좀 더 계획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5) ‘나만의 사랑 키워드’ 5가지 선정해보기
앞서 말한 내용들을 모두 한데 모아, 내가 생각하는 사랑을 대표하는 키워드 5개를 뽑아보세요. 예를 들어:
- 안정감
- 성장
- 공감
- 자유
- 열정
이렇게 선정했다면, 왜 이 다섯 가지가 내게 중요한 키워드인지 각 항목마다 이유를 적어볼 수 있습니다.
“안정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어린 시절 흔들리는 가정환경이 힘들어서, 혹은 이전 연애에서 아주 극단적인 감정 기복을 경험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내 삶의 궁극적 목표가 ‘끊임없는 자기발견과 발전’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혹시 이 중에 서로 상충되는 키워드가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안정감”과 “열정”은 때로는 서로 상충될 수 있습니다. 너무 편안하고 안정적인 관계가 지속되면, 열정이 조금 사그라들 수 있으니까요.
반면, 열정을 불타오르게 하는 드라마틱한 상황은 안정감을 다소 위협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내가 꼽은 사랑 키워드들의 조합이 내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그리고 정말 이 다섯 가지 키워드가 모두 내 연애에 필수적인 것인지, 혹은 우선순위를 매겨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나는 열정도 중요하지만, 안정감이 조금 더 우선이구나”라거나 “나는 자유롭고 싶은 동시에 서로의 성장에 관심이 많아야 해” 같은 구체적인 사랑관을 확립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사랑관, 사랑의 정의 기준은 실제 연애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기도 합니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난 이런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라고 분명히 말해줄 수도 있고, 또는 그 반대 상황—상대가 전혀 다른 사랑관을 지니고 있을 때—미리 갈등 지점을 인지하고 조율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죠.
다음 이야기,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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