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의 정체성, 딸이 엄마를 키우다.

희생자의 정체성, 의존이 강한 여성이 보이는 주된 심리적 특징으로 유아기때 형성된다. 많은 자녀들이 부모를 위해 희생하는 상황을 마주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내면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실제로 그런 양상을 나타내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과 효(孝)라는 말로서 가족의 형태에 과한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에서 이를 알아차리거나 문제를 인식할 역량이 부족하다. 자녀가 희생자의 정체성을 가지는 경향은 특히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자주 발생한다.

자녀는 부모에게 사랑 받고 인정 받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엄마가 항상 힘들어하고 끙끙 앓고 있으면 자녀는 엄마를 구원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 잡힌다. 사랑을 얻고자 하는 아이의 기본적인 열망은 엄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차마 두고 보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엄마가 힘들지 않을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엄마를 돕는다.


딸이 엄마를 양육하다.

가족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관계를 마치 아주 미세한 신호까지도 잡아내는 민감한 지진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아무리 자신들의 갈등을 표현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를 빨리 감지해내고 엄마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자체적으로 나서 집안일을 도와주고 말을 듣지 않는 동생을 혼내거나 훈계하며 엄마를 위로한다. 딸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과하고 성인처럼 엄마의 상담사를 자처하고 나선다. 행여 엄마와 아빠가 싸운 것을 감지하면 직접 나서서 중재자의 역할을 하며, 필요한 경우 동네 가게에서 외상을 하면서 까지 집에 필요한 물건을 채워 넣으려 한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희생 하는 방법을 학습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으로 자신을 증명하려고 한다. 타인을 돕는 자신이 존재의 이유라 생각하는 것이다. 남을 도울때만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그럴 수 없거나 그러지 않을 땐 자기(Self)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공허함이 밀려온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딸들은 자신의 가치를 타인에게 ‘중요한 존재’로 인정 받을 때 자기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버린다.

도움이 필요한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비록 일시적이라 할 지라도 그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이때 행복감과 삶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이들의 모든 감각과 생각은 타인을 향하고 있다. 착한 사람이 되어있는 듯 하지만 사실 내면에선 오래전에 받은 상처를 감추고 있다. 타인을 도움으로 부족한 자존감을 보상받으려 한다. 일방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항상 사랑은 노력해서 쟁취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자주 이렇게 말한다.

“사랑을 얻기 위해선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 해야 해!, 사랑은 노력해서 얻는 거야, 타인에게 희생한 보상이 사랑이지”

사랑을 희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도 나타난다. 사랑하니까 상대의 자유를 억압하고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하며 원치 않는 것도 들어줘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 된다.


희생자의 정체성을 형성한 딸은 상담사이자 철학자, 교육자 이면서 친구다.

엄마의 상담자 역할은 물론 심리적 배우자의 역할까지 떠맡다 보니 자신을 돌볼 여력이 없다. 엄마를 위해 엄마의 역할을 자처하는 딸들과 엄마의 관계는 매우 이상한 형태가 나타나는데 물리적으로 독립이 되어 있어도. 엄마가 딸에게 매일 매일 전화를 하고 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피곤해서 피하는 경우 뭘 하고 다니는 거냐며 비난을 듣는다.

희생자가 된 딸들은 자신은 엄마와 가깝게 친구처럼 지낸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사실 엄마를 보살피는 과정에서 자존감과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는 형태에 불과하다. 희생자의 역할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채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자신은 좋아서 엄마를 챙기는 거라 말하면서도 “저는 절대 딸에게 의존하는 엄마가 되지 않을거에요!”라는 상반되는 태도를 보인다.

엄마는 심리적으로 의존하는 대상으로 그 존재 자체만으로 충분하다.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는 나를 따듯하게 맞이해 줄 것이라는 신뢰 하나면 그 이상의 역할도 필요 없다. 하지만 엄마를 양육하는 딸들은 그런 심리적인 엄마(의존할 대상)가 없다. 그래서 배우자와 연인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운이 좋아 안정적인 사람을 만나면 다행이지만 이 마저도 순탄하지 않다. 이들은 자신이 돌봐줘야 하는 부족한 사람들을 챙기면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노멀한 사람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수 없다고 느껴 금방 실증을 내고 부족한 사람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취업 준비생,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남자, 시험 준비생, 각종 중독자를 만나 그들을 케어하며 자신을 증명한다. 그러면서도 왜 항상 자신은 이런 사람들만 만나는지 모르겠다 말하는데, 스스로 그런 사람들을 찾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이들은 이별을 하면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죄책감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충동적으로 매달리고 “내가 잘 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에 빠져 괴로워 한다. 연인을 돌보고 연인이 행복한 모습에서 나를 증명하며 정작 자신은 뒷전으로 팽개친 상태로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상대의 부재는 마치 인생의 의미를 잃은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알코올, 쇼핑, 도박, 게임, 약물과 같은 중독을 발생하는 자극에 쉽게 유혹된다. 모든 중독은 의존성을 띄우는데 의존할 대상이 없는 이들에겐 의존하기 좋은 자극제이기 때문이다.

항상 연애 때 마다 남자친구에게 의존하고, 그러한 행동으로 비난을 듣고 상대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인것처럼 나 자신을 뒷전으로 두고 연인을 챙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타인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라 말하는 것은 정신분석의 방어기제에서 역할역전(Reversal)이라 부른다. 의존하고 싶은 대상과 동일시 되어 자신이 받고 싶은 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나 나쁜 평가를 피하기 위해 나타나는 방어기제 형태이다.

나의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좌우 된다면 타인이 없을 때 나를 증명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일방적인 희생만 하며 공허함에 빠지며 우울한 감정에 휘둘리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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