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가 짙어지는 7월, 스무 살이 되어 맞이한 첫 여름방학입니다.
중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빽빽한 학원 시간표도, 억지로 가야 하는 보충수업도 없는 완벽한 자유. 하지만 이 낯설고 커다란 자유 앞에서 문득 길을 잃은 듯한 묘한 막막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SNS를 열면 동기들은 바다로 여행을 가고, 누군가는 첫 아르바이트 월급을 자랑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벌써 어학 공부를 시작했다며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 화려하고 꽉 찬 일상들 사이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며 방바닥을 뒹굴거리는 내 모습이 왠지 귀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조급해지곤 하죠. ‘스무 살의 첫 여름은 특별해야 해’라는 은근한 압박감이 오히려 마음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하지만 기억해 주세요. 당신은 지난 학창 시절 내내 누구보다 치열하게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제 막 어른이라는 출발선에 선 당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당장 무언가를 성취해 내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만의 속도로 쉬어가는 법을 배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런 계획 없이 늦잠을 자고, 미뤄뒀던 드라마를 밤새워 정주행하고, 얼음 가득 띄운 보리차를 마시는 그 슴슴한 시간들 역시 스무 살만이 누릴 수 있는 아주 멋진 특권입니다.
남들의 반짝이는 여름에 나의 쉼표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다그치지 마세요. 텅 빈 달력의 여백은 당신이 뒤처졌다는 뜻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이든 자유롭게 채울 수 있는 넉넉한 도화지를 얻었다는 뜻이니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스무 살의 첫 여름, 그 서툴고도 풋풋한 당신의 모든 하루를 온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상담사의 한마디
촘촘했던 강의 시간표가 사라지고 갑자기 주어진 무한한 자유는 누구에게나 불안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시간을 무조건 '생산적'으로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잠시 벗어나 보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시간조차, 지쳤던 마음을 회복하는 소중한 과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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