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상담소 - 헤더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미안해” 라는 사과의 속뜻

오랜만에 분위기 좋은 테라스 카페에 마주 앉은 주말 오후. 며칠을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당신은 마침내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서운했던 마음을 털어놓는다. 지난번 당신의 생일날, 그가 보였던 무심한 태도와 차가운 말투에 상처받았다는 이야기다. 당신의 조심스러운 고백을 가만히 듣고 있던 그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대답한다. 그 순간, 사과를 받았는데도 전혀 후련하지가 않다. 오히려 가슴 한가운데에 묵직한 돌덩이가 […]

사람 만나는 걸 안 좋아한다는 말의 이면

금요일 저녁,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과의 모임이 잡혔다. 들뜬 마음으로 원피스를 고르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그에게 묻는다. 같이 갈래? 다들 너 한 번 보고 싶대.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이내 피곤한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그 다정한 거절에 서운함보다 묘한 안도감이 먼저 차오른다. 남들처럼 무의미한 인맥에 목매지 않고 우리 관계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진중한 사람. 얕고 가벼운 […]

그가 유독 전 연인들을 나쁘게 말하는 이유

그가 유독 전 연인들을 나쁘게 말하는 이유 연남동의 조그만 이자카야.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꼬치구이에 하이볼을 마시던 참이다. 노란 조명이 따뜻하게 내려앉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그가 씁쓸한 표정으로 묻지도 않은 지난 연애사를 꺼낸다. 그의 한숨 섞인 푸념을 듣고 있으면 묘한 안도감이 스친다. 저렇게 힘들게 연애했구나. 이 사람은 참 다정하고 진지한데 상대방들이 하나같이 이상했구나. 나는 저런 […]

세상에서 나만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난 기분

세상에서 나만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난 기분 밤공기가 선선한 산책로. 캔 맥주 하나를 들고 나란히 걷다가 벤치에 주저앉는다. 직장에서 겪은 불합리한 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가족에 대한 서운함,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헛헛함을 두서없이 털어놓는다. 남들이라면 “다들 그렇게 살아”,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라고 가볍게 넘겼을 이야기다. 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 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가슴 깊은 […]

쑥스럼 많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오해

쑥스럼 많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오해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인 시끌벅적한 술자리. 그가 당신 옆에 조용히 앉아 있다. 남들처럼 큰 소리로 떠들지 않고, 그저 빈 잔에 조용히 물을 채워주거나 테이블 위의 수저를 챙긴다. 친구들이 남자친구가 참 다정하고 조용하다고 거들면 그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옅게 웃는다. 당신은 세심하게 자신만 챙기는 모습에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 요란한 세상 속에서 […]

그의 휴대폰에 내 사생활은 없다, 디지털 프라이버시 지키기

당신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한번 내려다보라. 차가운 금속과 강화유리로 덮인 이 작은 직사각형 기계. 이것은 현대인에게 단순한 통신 도구가 아니다. 이것은 당신의 기억을 저장한 외부 뇌이며, 당신의 인간관계를 기록한 지도이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내를 검색창에 두드려본 비밀 일기장이다. 즉, 스마트폰은 당신이라는 자아가 디지털 형태로 물화(物化)된, 또 하나의 당신 자신이다. 그런데 연애가 시작되면, 기이한 의례가 치러진다. […]

유포 협박 공포, 디지털 성범죄는 가장 비열한 폭력이다

디지털 성범죄, 유포 협박 공포 사랑이라고 믿었던 시간. 그 온기 속에서 당신은 무방비했다.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혹은 녹화 버튼이 눌리는 그 작은 기척이, 그 순간에는 두 사람만의 내밀한 교감, 혹은 사랑의 증표라고까지 생각했을지 모른다. 당신은 당신의 가장 사적인 순간을, 그에게 기꺼이 허락했다. 그것은 ‘신뢰’라는 이름의, 어쩌면 가장 순수한 형태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별을 […]

24시간 감시 사회: SNS와 GPS는 어떻게 통제의 도구가 되는가  

24시간 감시 사회 당신의 손에 들린 그 작은 사각형의 금속과 유리 조각. 스마트폰.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통신 기기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기억을 외주 준 외장 하드이며, 당신의 인간관계를 전시하는 사교의 광장이고, 당신의 내면을 기록하는 비밀스러운 일기장이다. 당신의 자아는, 어쩌면 당신의 육체보다 그 안에 더 많이 존재한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가 당신의 영혼과도 […]

구속은 사랑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속과 사랑을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사실상 구속은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그 믿음은 상대의 행동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애 중 상대에게 위치 추적 어플을 설치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가 성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워 위치를 확인하는 이유는 그 범죄자가 또 다시 범죄를 일으킬 것, 즉 […]